매뉴얼 점심 원정대 1탄

2022-03-27

매일 비슷하고 반복되는 점심 메뉴에 질린 매뉴얼. 이를 극복하고자 한 달에 한 번 서촌을 벗어나 점심 원정을 떠나보기로 했다. 메뉴 선택은 돌아가며 제안하면 믿고 따르기로 했다. 첫 번째 주자는 이벤트 기획자인 한연. 저의 선택은 부암동에 위치한 ‘레이지 버거 클럽’. https://www.instagram.com/lazyburgerclub/

너무나 저 다운 다운 메뉴 선택에 다들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 햄버거는 누구나 많이 먹어봤을 테고, 그만큼 각자 햄버거에 대한 취향이 확고할 테니 개개인의 반응을 묻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다.

떠나기 전 들뜬 아낙수나문 혜민님.

레이지 버거 클럽은 매뉴얼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 부암동에 위치하고 있다.

부암동에 가면 어울리는 듯 혼자 튀는듯한 건물이 있는데, 이곳 2층이 레이지 버거 클럽이다. 왠지 부암동에는 한식이나 전통찻집을 기대했는데 이렇게 미국스러운 햄버거 집이라니..

매장에 들어서면 넓게 탁 트인 시야 너머로 부암동이 보인다. 미국의 클래식한 햄버거 가게를 모티브로 한 듯한 인테리어는 매장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생각했다. 여름에는 창문을 모두 열어 놓고 운영을 한다는데, 퇴근하고 맥주와 햄버거 땡길 때 와야겠다.

주문한 메뉴는

  • 클래식치즈 버거 x4
  • 메이킷더블 버거 x1
  • 레이지미 버거 x1
  • 오이고수 버거 x1

오이고수 버거는 이름부터가 충격적이었는데 성은님 빼고 다들 궁금해하는 눈치라 나눠먹을 용도로 하나 주문했다. 참고로 성은님은 오이를 싫어하고 고수를 싫어한다.

점심 원정대는 매달 두 번째 주 목요일 또는 금요일에 원정을 떠날 계획이다. 스케줄만 허락한다면 저 멀리 교외까지 가는 날을 기대하며… 그리고 퇴근까지…

영롱한 햄버거. 쉐이크는 괜히 시켰다 (느끼).

드디어 나온 햄버거.

일반 패스트푸드점과는 다른 신선하고 기름진 비주얼로 일단 합격. 첫입은 무조건 맛있었다. 이렇게 생긴 햄버거인데 맛이 없을 수가 있나요? 관건은 두입 세입 맛이 계속 변한다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게 탄산음료인데 닥터 페퍼가 없어서 대안으로 시킨 밀크쉐이크가 이날의 패착이었다. 햄버거는 매우 훌륭했지만 매요네즈와 베이컨의 다소 느끼함을 없애줄 무언가가 필요했으나 쉐이크가 되려 느끼함을 배가 시켰다.

오이 고수버거. 취향의 끝판왕

오이 고수 버거는 저와 예지님 말고는 다들 한번 먹어본 것으로 만족한다는 평. 민초와 갖은 향신료를 사랑하는 저에게는 오롯이 멀쩡한 한 개를 다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준 버거였다. (거짓말 아님)

맛평

  • 한연 ★★★☆☆ 무난한 햄버거 맛. 부암동이라는 위치와 뷰가 인상적인 곳
  • 규리 ★★★★☆ 이번엔 품절이라 못 먹었지만 이전에 먹어본 아보카도 버거가 별 1개를 더 살렸다. 갓 나온 감자튀김은 특히 내 스타일
  • 성균 ★★★☆☆ 다른 수제버거집과 비슷한 느낌, 인테리어를 포함한 시각적 경험은 좋다
  • 예지 ★★★☆☆ 클래식치즈버거, 어니언링, 탄산수 세트로 주문했고 무난무난했다.
  • 혜민 ★★★☆☆ 버거는 무난하게, 누구나 괜찮다고 느낄 정도. BI와 인테리어가 맛을 더하는 느낌.
  • 성은 ★★★☆☆ 햄버거는 무난, 감자튀김은 간이 적당하고 바삭해 상당히 맛있었다. 고수 오이버거 시식은 안했지만 냄새와 비주얼만으로도 🤢

레이지버거클럽에 대한 매뉴얼의 평가는 괜찮은 정도? 다른 수제버거들과 큰 차이는 못 느꼈지만, 부암동을 방문했을 때 좋은 뷰에서 햄버거가 땅긴다면 추천한다! 🍔

소화시키러

점심을 거하게 먹고 커피를 한잔하러 간다. 목적지는 에이커피 서울. 레이지 버거 클럽에서 도보로 6분 거리에 부암동 골목길에 위치한 카페.

ACOFFEE 에이커피.

에이커피는 커피의 도시 멜버른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원래 갤러리나 쇼룸이 아니였다 싶을 정도로 모던하고 정갈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원래 좋은데 오면 단체샷 한번.

처음에 주문을 하려고 하면 일반적이지 않은 메뉴에 헷갈릴 수 있는데 당황하지 말고 여쭤보면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다.

매뉴얼이 아닌 메뉴판.
  • Pour Over 드립 커피
  • Black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샷으로 내린 커피
  • White 라떼

라고 생각하면 쉽다.

전체적으로 커피의 맛은 굉장히 진하고 산미가 강했다. 멜버른의 커피는 원래 이런 맛 인가? 강하고 진한 맛이 화이트톤의 모던하고 불 필요한 것들은 뺀 에이커피의 인테리어와 괜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었다.

에이커피의 평가는 많이 갈렸다. 너무 진하고 쓰다는 평들과 함께 그런 커피가 나쁘지 않았고 괜찮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진하고 쓰다는 평을 내린 멤버들은 모두 따뜻한 커피를 마셨고, 괜찮았고 맛있었다는 의견은 모두 아이스를 선택했다. 매뉴얼의 입맛은 아이스 에이커피인가 보다. 🥤

이렇게 점심시간을 이용한 점심원정대의 1탄을 마친다. 바쁜 일정 쪼개고 함께 참여해 준 우리 멤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매뉴얼 라이프의 ‘점심 원정대’는 계속될 예정이다.